기록표
일시 & 장소
- 날짜 : 5.29 ~ 5.30
- 관측지 : 인제 (…)
하늘의 상태
- 날씨 : 100/100 (풀타임 관측 가능)
- 구름 : 0/100 (없음)
- 시상 : 100/100 (지금까지중 가장 좋았음)
장비
- Set #1 : Vixen GPD (w/ EQ5 control motor) + Canon 650D (LPF removed) + William Optics Star-71
- Set #2 : Canon EOS 80D + 작은 삼각대
- Set #3 : Meade 12’’
목표
- 베일성운 촬영
- 일주 촬영
결과
- 일주 : 촬영 성공
- 지금까지 관측했던 것중 가장 은하수가 선명했음.
- 딥스카이 안시관측 : 이중성, 아령성운, 은하수 구간 성운들, 안드로메다 은하 등(기록표 참고)
코로나
이놈의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동아리 활동도 사실상 세미나 빼고는 올스탑이다. 그래서 관측을 할 기회도 별로 없고…
그래도 비정기는 아직 남아있다. 그리고 이 날 기회가 생겨서 차를 얻어타게 되었다. 오늘은 항상 사던 홍천과 인제 사이에 있는 그 고개로 간다.
대참사
차를 타고 목적지로 간 지 1시간정도 후, 갑자기 이상한 전화가 왔다. 요약하자면
관측지에서 어떤 아저씨들이 텐트치고 불켜놓고 MT하고 있다
라는 이야기였다. 일단, 그 근처에 괜찮은 곳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다들 하나씩 조건이 안좋다. 평지가 아니던, 하늘이 어느부분이 막혀있던, 밤새 즐길 곳은 아니었다. 할 수 없이, 그 고개에서 조금 더 내려가서 그나마 관측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짐을 펼쳤다.
시작
오늘은 차 두대가 갔는데, 자정이 약간 지나고서야 두대가 다 도착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관측하러 오는 김에, 사진도 찍고 안시도 해야겠다.
일주
처음으로 할 일은 일주 구도를 잡고 카메라를 돌려놓는 일이다. 일주를 많이 찍다보면 일종의 팁이 생기는데, 북극성(회전축)에 어떤 기물을 알맞게 올려놓으면 보기 좋다.
오늘은 북극성에 표지판을 맞춰놓아서, 북극성이 아예 안보이게 찍었다.
망원경
을 설치했다. 그런데 적도의 삼각대의 나사를 다 놓고왔더라… 그래서 나사 들어가는 곳에다가 육각렌치를 구겨넣어서 어떻게든 고정시켰다. 그 후에 육각렌치 위치를 조절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설치 완료하고 극축정렬까지 해냈다.
베일성운
오늘은 무엇을 찍을까? 하다가 베일성운을 선택했다. 확실히 예쁜 대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상은 예쁜데, 별이 너무 많아서 성운의 디테일을 표현하기가 어려운 대상이기도 하다)
언제나 말하지만 동아리 입장에서는 한 사람만 잘찍어서는 안된다. 결국 모두가 언젠가는 졸업하기 때문에, 지식이나 기술은 항상 새로 오는 사람들을 향해 대물림되어야 한다.오늘도 적도의하고 오토가이드까지만 설정해놓고 잠시 북아메리카 성운을 보여준 후, 다시 베일성운에 구도를 맞춰서 사진찍는 방법을 알려주고 릴리즈를 누군가에게 넘겨주었다. 생각보다 적도의가 엄청 잘 버텨줘서 한장당 360초정도로 노출시간을 높혀 SNR을 높힐 수 있었다. 다음날 집에 와서 확인해봐도 사진이 꽤 잘나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보정을 안했길래 보정 안된 사진 한장을 열어본 스크린샷만 첨부한다.
(보정이 다 되면 그떄 보정된 사진으로 바꾸겠다…)
(참고 : 베일성운은 동베일성운하고 서베일성운으로 나눠져있다.)
안시관측
옆에서는 12인치 돕소니안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는 동안 옆에 붙어서 여러가지를 보았다.
아령성운
오늘 본 여러가지 대상중에서 가장 눈에 남는 것은 아령성운이었다. 평소에 성운은 그저 흑백 하얀 덩어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령성운은 확실하게 스텔라리움에서 보던 아령의 모양으로 보였다. 흑백이긴 하지만, 성운의 디테일을 이렇게 확실하게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것 같다.
이중성
이중성이라고는 써놨지만, 그냥 알비레오 이중성이 보고싶어서 졸랐다. 이 별을 볼때마다 **”별에는 각각의 색이 있다”**라는 점을 다시 느끼는데, 하나는 파란색, 다른 하나는 주황색으로 빛나는 것이 보기 좋다. 항상 안시할때마다 거의 맨 처음으로 본다.
고리성운
고리성운은 확실히 별하고는 다른 대상이다. 대상이 작긴 하지만, 확실히 별하고는 다르게, 동그란 모양을 가졌다. 시상이 괜찮으면 안쪽에 있는 중심성을 볼 수 있는데, 이 날은 본 것 같다. (사실 중심성은 처음 봤다)
은하수 부근 성운들
많은 딥스카이들이 은하수 부근에 몰려있는데, 특히 은하수 중심부쪽의 성운들은 각각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석호성운
석호는 원래 모양을 알고 봐야 그 디테일이 잘 보이는 것 같다. 스텔라리움을 참고하자. 이번에는 성운 안쪽의 세세한 디테일까지는 잘 몰라서 안보였어서 그 대강의 모양은 확실히 확인했다.
삼렬성운
삼렬성운은 붉은색 성운을 푸른색 성운이 얇게 감싸는 형태의 성운이다. 이날 봤을때는 붉은색 성운 부분은 확실히 확인했는데, 푸른색 부분은 확인을 못햇던 것 같다. 몰라서 그랬던 걸까?
기타
내가 독수리 성운하고 오메가 성운을 봤을까? 기억에 안났으니 안봤겠지?
헤라클레스 대성단
또, 여러가지 성단을 봤는데 헤라클레스 대성단이 기억에 남는다. 보통 성단은 하늘에 소금뿌려놓은것 같이 생겼는데, 헤라클레스 대성단의 경우에는, 성단의 규모가 좀 커서 압축된 소금을 보는듯한 느낌이 난다.
야투경
야투경이었나? 하늘을 꽤 밝게 볼 수 있는 장비가 있어서 그 장비로 하늘을 봤다. 미쳤더라. 그냥 직시로 안드로메다나 성단같은 친구들은 확실하게 들어나고 앞쪽에 Ha를 끼우면 백조자리 Sadr 근처의 성운기도 의심의 여지 없이 확실하게 보였다. 나중에 나도 돈 많으면 하나 사야지.
기타
요새 휴대폰 카메라가 성능이 좋아짐에 따라, 많은 친구들이 폰카로 천체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휴대폰으로 찍은 천체사진을 대상으로 공모전도 여는 것을 보면, 이제는 폰카도 일반 카메라의 50%까지는 따라잡은 것 같다.
이 날도 열심히 폰카로 무언가를 열심히 찍는 후배가 있었다. 4년 전의 나를 보는 것 같다. 앞으로 관측 교육할때 커리큘럼도 처음에는 폰카를 활용하는 쪽으로 바꿔봐야겠다.
돌아오며
“별손실”이라는 단어가 있다, 근손실처럼 오랫동안 별을 안보면 금단현상이 오는 것을 말한다. 거의 5개월동안 별을 못봤는데, 이번 관측회를 통해서 눈에 별도 가득 채워가고 사진도 가득 찍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결론
빨리 코로나 종식됐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