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표
일시 & 장소
- 날짜 : 8.23 ~ 8.24
- 관측지 : 홍천 (…)
하늘의 상태
- 날씨 : 25/100 (안개 가득)
- 구름 : 70/100 (2시 이후로 구름 및 안개 가득)
- 시상 : 50/100 (습기로 인해 시상에 문제 발생)
장비
- Set #1 : Vixen GPD (w/ EQ5 control motor) + Canon 650D (LPF removed) + William Optics Star-71
목표
- 안전하게 별 보기
- 딥스카이 아무거나 촬영
결과
- 사진촬영 : 안개때문에 거의 불가능
- M31 : Light 2장 건짐
오랜만의 기회
코로나때문에 대부분의 사회적인 활동이 거의 멈췄지만, 그래도 아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 날도 그냥 평범하게 저녁을 먹고 할 일을 하고있었는데, 갑자기 비정기를 가지 않겠냐는 제의가 와서 덥썩 물었다.
짐을 챙겨서 오늘은 홍천과 인제 사이 어딘가로 간다.
가는 길
휴게소에서
요즘은 밥을 적게 먹는다. 하지만 관측회를 가는 날에는 체력소모가 심하다 보니 추가적으로 무언가를 더 먹어야 한다. 보통 관측지에서 홈런볼같은 과자를 먹지만, 오늘은 가는 길에 휴게소가 운영하길래 가서 라면정식을 먹었다.
꽤나 맛있었다. 강원도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 가평휴게소다.
안개
보통 관측에서 가장 큰 적은 광해, 구름이고 그 다음이 안개이다. 안개는 조금만 기다리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다시 날씨가 맑기를 기대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오늘은 관측지 가는 길에 안개가 심상치 않았다. 살면서 길에 이정도로 안개가 많이 낀 것은 처음봤기 때문이다.
그래도 안개는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아지고, 오늘 가는 곳도 고도가 낮은 곳은 아니니까 빨리 지나가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도착
오늘 간 곳은 가끔씩 다른 사람들도 오는 곳이다. 오늘도 차가 한 대 있기에 위에 누가 있겠다 생각을 했다. 이야기를 해보니 고등학생이더라. 우리 학교 물리학과 친구에게 안부를 전해달라 해서 동아리 물리학과 친구에게 전달해줬다.
안개와의 사투
차를 타고 내린 후에 하늘을 보니 하늘은 깔끔하고 구름이 없었는데, 정작 앞이 잘 안보였다. 이게 다 안개 때문이다. 안개때문에 앞이 잘 안보이는 것을 처음 느껴봤는데, 앞에 뭐가 있는 것 같고 환영이 보이더라. 더 조심해서 장비를 차 트렁크에서 관측지로 가져왔다.
장비를 설치하고 난 후에도 사투는 계속되었다. 카메라로 별에다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별이 잘 안보였다. 원래는 라이브뷰에 보여야 하는 별들이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초점을 줄이고, 마지막에만 라이브뷰를 이용해서 겨우 맞췄다.
극축정렬도 문제였다. 안개가 더 짙게 깔리면서, 극축망원경에 북극성이 생겼다 사라졌다 한다. 보통 장비 세팅을 20분 내로 마치는데, 오늘은 40분 이상이 걸렸던 것 같다. 다행이 안개가 잠시 걷혀서 가이딩 카메라 설치와 켈리브레이션등은 바로 진행할 수 없었다.
적도의
동아리 주력 가대가 GPD이긴 한데, 가끔씩 말을 안듣는 것 같다.
GPD를 오토가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장착한 모터가 원래는 EQ-5용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원래 EQ-5가 GPD의 설계와 거의 비슷해서 호환이 된다.) 칼리브레이션에서 가끔식 말을 안듣기도 하고, 관측을 하면 5번에 1번꼴로 가이딩 그래프가 엄청 튄다.
그래도 오늘은 극축을 대충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버텨준 것 같다.
안드로메다 은하
세팅을 끝내고 다시 안개가 왔다. 모든 사물들이 다 축축하게 젖어있어서 망원경 뚜껑을 덮고 대기했다. 다행이 다시 날씨가 좋아져서 무엇을 찍을까 고민했다.
언제 날씨가 다시 안좋아질지 모르기에 일단 천정에 있는 대상을 생각했다. 마침 천정에 안드로메다 자리하고 안드로메다 은하가 잘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 오늘은 안드로메다를 찍기로 결정했다. 생각해보니 딥스카이 입문하면 오리온이랑 안드로메다랑 플레이아데스를 많이 찍는데, 안드로메다를 찍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찍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몇 번 찍어보고 구도를 정렬했다.
사진을 찍을 때 사진의 히스토그램이 50% 부분에 위치하게 노출을 설정해주면 나중에 보정하기가 편해진다. 다른 사진은 어떨지 몰라도 천체사진은 그렇다. 계산을 해보니 ISO 3200에 7분을 주면 될 것 같더라. 오토가이드가 되어있지만 적도의가 잘 버틸지는 모르겠다.
생각보다 별이 흐르지도 않았고 노출도 적정했다! 이대로 인터벌 릴리즈를 돌려놓고 잠시 하늘을 보고있었는데, 다시 안개가 끼더라… 결국 안개가 걷히지 않아서 3시쯤에 장비를 정리하고 안암으로 돌아갔다.
결국 이날은 2프레임을 건졌다. 다음에 관측을 하러 올 떄 안드로메다를 찍어서 같이 합성해야지…
집으로
5시쯤에 집에 도착한 것 같다. 그런데 월요일이라 지금 자면 근로장학생 가는 곳에 지각할 것 같아서 그냥 밤을 새고 아침을 먹고 갔다.
그 결과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잠을 잘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