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표
일시 & 장소
- 날짜 : 10.24 ~ 10.25
- 관측지 : 인제 (…)
하늘의 상태
- 날씨 : 95/100 (풀타임 관측 가능)
- 구름 : 5/100 (지평선 근처에 미세하게 깔려있음)
- 시상 : 90/100 (훌륭)
장비
- Set #1 : Vixen GPD (w/ EQ5 control motor) + Canon 650D (LPF removed) + William Optics Star-71
- Set #2 : Canon EOS 80D + Canon EF-s 18-55mm f3.5-5.6 II USM + Simple Tripod
목표
- 딥스카이 아무거나 2개정도 촬영
결과
- 말머리성운 : 촬영 성공(사진 참고)
- 마귀할멈성운 : 촬영 성공(사진 참고)
다시 인제로
홍천에서 인제로 가는 길목에 고개가 하나 있는데, 고개 정상에 정자가 있고 하늘이 꽤 트인 곳이 하나 있다. 밤하늘이 그리 좋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눈호강을 할 수 있는곳인데, 이번에 기회가 생겨서 또 가게 되었다. 졸업하고 대학원 가기 전에 많이 놀러다녀야 한다. 심지어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니 사회적 거리두기의 이념 역시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오늘도 짐을 챙겨서 간다. 마침 다음날이 일요일이라 연구실 출근같은 일정도 없다. 짐을 챙기고 보니까 다른 사람들은 그냥 일주찍으러 소소하게 챙기는데, 나만 딥스카이 찍겠다고 장비를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차 안에서 인간 테트리스를 진행하면서 갔다. 미안하다!
뜻밖의 만남
이 관측지가 어느정도 아는 사람은 아는곳이다보니 가끔씩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저번에는 과학고 학생을 만났는데, 이번에는 서울대 동아리 사람들을 만났다.
안시관측
그때 야투경을 이용해서 많이 봤었는데… 기록을 그 후에 남겨서 기억나는 것이 없다. 그런데 기억나는 것이 딱 하나 있다.
허블의 변광 성운
이 날도 여러가지 대상을 야투경으로 구경했지만, 꼭 돌아오고 기록을 쓰려고 하면 기억이 사라진다. 앞으로는 일찍 적도록 하자. 그런데 이 말도 벌써 여러번 하는 것 같다.
사진촬영
이 날의 메인은 사진촬영이었기 때문에, 혼신을 다해서 촬영을 시작했다. 언제나 말썽을 부리는 적도의를 가져갔는데 이 날 치료방법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사진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해결 방법은 화각을 맞추기 전에 특정 방향으로 적도의를 움직여주는 것이다.
마귀할멈 성운
이날은 어떤 대학원분의 권유를 받아 마귀할멈 성운을 촬영하게 되었다. 가진 세팅으로 제대로 대상이 표현되겠나 했는데, “보정하면 뭐든지 다 된다”라는 말을 듣고 속는 셈 찍어보기로 했다.
일단 오토가이드가 제대로 동작하기만 한다면 다른 부분은 빨리 진행될 것이라 믿었는데, 마귀할멈 성운이 좀 어두워서 대상을 가운데 놓고도 “이게 맞나?”라고 별 모양들을 보고 검산하는데 시간이 꽤 들었었다.
대상을 가운에 놓았다는 것을 확신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 후는 그냥 자동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카메라를 돌려놓고 다른 사람들을 구경하러 갔다.
말머리 성운
마귀할멈 성운 촬영이 실패할 것을 대비해, 쉽게 찍을 수 있는 대상인 불꽃과 말머리성운으로 화각을 돌려서 절반정도의 시간을 투자했다. 오토가이드까지 세팅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꽤 쉽게 대상을 가운데 두고 사진촬영을 하면서 쉴 수 있었다.
컵라면
새벽 4시쯤 되니 춥고 배고픈 시간이 되어서 준비해온 컵라면을 먹었다. 역시 컵라면은 육개장이 근본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컵라면을 먹고 쉬고나니 어느새 천문박명. 슬슬 다크와 플랫을 찍고 기념사진을 찍고 철수했다.
결과물
언제나 가장 귀찮은게 찍어놓은 사진 보정하기다. 그래서 항상 사진만 찍어놓고서는 보정을 하나도 안했는데, 사진전 시즌이 돌아와서 슬슬 해야한다. 오랜만에 픽스인사이트를 써보기로 했다. 어떤 워크플로우로 써야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는 책이 있으니… 사실 저 책에서 소개하는 워크플로우만 따라해도 꽤 괜찮은 화상을 얻을 수 있다.
하여튼 다른 기능들을 다 까먹어서 저 책을 베이스로 하고 필요한 프로세스를 그 때 적용했다.
마귀할멈 성운
사실 마귀할멈 성운은 제대로 안나올 줄 알았는데, 꽤나 성운기가 잘 살아서 만족했다.
불꽃&말머리 성운
역시 말머리쪽은 언제 찍어도 꽤 예쁜 화상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찍었던 불꽃성운중에서 가장 만족할만한 이미지였다. 앞으로 똑같은 화각으로 계속 찍어서 SNR을 올려보면 이미지가 얼마나 부드러워질까 가끔 생각을 해본다.
동아리 들어온건 4년전이지만, 이제서야 슬슬 사진 찍고 보정하는 루틴이 확립된 것 같다. 아직도 배울게 많다는 것을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