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일지] #45. 처음처럼

  1. 1. 기록표
  2. 2. 초심찾기
  3. 3. 굴봉산 가는 길
  4. 4. 적당한 하늘
  5. 5. 안시관측
    1. 5.1. M81 & M82
    2. 5.2. 조각가자리 은하
    3. 5.3. Leo Triplet
    4. 5.4. 기타
  6. 6. 그 후
    1. 6.1. 편의점
    2. 6.2. 귀가

기록표

일시 & 장소

  • 날짜 : 1.12 ~ 1.13
  • 관측지 : 굴봉산역 (…)

하늘의 상태

  • 날씨 : 80/100 (막판에 안개가 좀 있었나…?)
  • 구름 : 20/100 (습기가 좀 있음)
  • 시상 : 85/100 (훌-륭)

장비

  • Set #1 : GSO XQ-8 + 셀레스트론 기본 아이피스 세트

목표

  • 초심찾기
  • 주요 딥스카이들 안시관측

결과

  • 안시관측 함 : 보데&시가, 조각가자리 은하, 오리온 대성운, 안드로메다 은하 등…(기록 참고)

(이번 글은 사진이 없습니다.)

초심찾기

날씨 좋고 사람만 충분하면 가는 것이 당일치기다.

평소였다면 장비를 열심히 챙겼겠지만, 오늘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냥 거의 아무것도 안챙겨갔다. 가서 안시를 하든 분위기를 즐기든 아무것도 안하든 할 예정이다.

생각해보니까 처음 장비를 사고서 너무 사진을 찍겠다는 목적에 사로잡힌게 아닌가 싶다. (+ 사진은 동아리방에서 필터 써서 실컷 찍었다. 아마 새 장비 사고나서 1x번은 찍었지 않을까) 오늘은 처음 굴봉산 갔을 때처럼 그냥 있어볼까 한다.

굴봉산 가는 길

정석대로라면 경춘선을 타고갔겠지만, 차가 있으면 차를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편하게 차를 타고 갔다.

원래 차를 탄다는 것 자체가 꽤 멀고 좋은 장소를 갈 때 쓰는데 차를 타고 굴봉산역으로 가면서 느낀게 있었다. 경춘선을 타고 갈때는 경로가 거의 직선으로 되어있어서 굴봉산이 그렇게 멀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차를 타고 가니 굴봉산도 꽤 먼곳이더라. 가는 길이 꽤나 구불구불해서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렸다.

하여튼 도착한 후에는 펼 장비도 많이 없어서 편안했다.

적당한 하늘

굴봉산의 하늘은 언제나 적당한 하늘이다. 강원도 안쪽으로 쭉 들어가야 나오는 하늘보다는 밝지만, 어느 도시보다도 어두운 하늘이다. 다른 강원도의 관측지처럼 차에 내리자마자 잠시 별자리를 모를 정도로 별이 쏟아지지는 않지만, 굴봉산역에서 내리면 북두칠성부터 서서히 눈에 들어오면서 별자리들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하는 하늘이다.

그리고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관측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곳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관측지는 그 모양 그대로 있다. 아마 10년 내로는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안시관측

사진을 많이 찍으면서 안시를 거의 안 하는 경향이 생겼었다. 오늘은 사진 찍을 도구도 없으니 마음 놓고 돕소니안으로 안시관측이나 하려고 자리를 잡았다.

(그래도 옆에서 사진찍고 있는 Sony a-9 가져오신 선배는 여전히 부럽다)

M81 & M82

M81은 보데의 성운, M82는 시가은하라고 불리는 친구다. 왜 이름이 그런지는 까먹었는데 아마 보데라는 사람이 발견했을 때는 성운인줄 알았던 것으로 기억난다. 옆에 있는 시가은하는 모양이 시가(담배)를 닮아서 그렇다.

사실 눈으로는 처음 봤는데, 생각보다 잘 보이는 친구들이더라, 디테일까지는 확인을 하지 않았지만, 확실히 그 위치에 그 은하들이 있었다.

아마 사진촬영을 더 하게 된 이유중 하나가 사진에 표현되는 것처럼 눈으로 볼때는 안보여서 그런 부분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각가자리 은하

조각가자리 은하는 찌그러지고 안이 지저분한 모양으로 보인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이렇게밖에 설명을 못하겠다. 천체 설명하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알려주면 사례하겠다…)

이 친구도 사진으로는 진짜 많이 본 대상인데, 눈으로 보니 흑백판을 보는 것 같았다.

Leo Triplet

Leo Triplet은 사자자리에 있는 천체 3개를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실제로 보면 사람 얼굴처럼 눈이 두개 있고 긴 입이 하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대상도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셋 중에 하나가 눈에 잘 안보였었다.

기타

사실 이 날 10개정도는 본 것 같았는데, 나머지는 너무 흔하거나 낮선 대상이라 까먹은 것 같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래서 기록이 중요하다. 기록이 있으면 비슷한 기억들속에서 정확한 기억을 머리속에서 꺼낼 수 있다.

그 후

안시관측을 하다가 가끔씩 사진 찍는 곳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러 가는데 이 날의 문제는 추위때문에 배터리가 용량이 떨어져서 일주를 더 이상 못찍는 것이더라… 그래서 일찍 촬영을 종료한 사람도 많았다.

편의점

여담이지만 이 관측지의 최고의 장점은 확률적으로 열리는 24시간 편의점(???)이 근처에 있다는 것이다. 15분정도만 걸으면 나온다. 오늘은 그곳에서 다들 라면이나 빵같은 간식을 먹었다.

귀가

그 뒤에는… 슬슬 날이 밝아지고 다들 짐을 싸기 시작했다. 차를 타고 돌아갈 수도 있고 경춘선을 타고 돌아갈 수도 있다. 선택의 시간이다. 무엇을 탔을까?

이 글의 제목을 생각하면 무엇을 타고 돌아갔는지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